바람의 명상 - 정유찬(chanpoem.com)
틀도 형체도 없다가끔은 몸살처럼 심하게 몸을 뒤틀어꽃이 만발한 언덕을 헝클어 놓기도 하며세상을 두루두루 둘러보다가머물 곳이 있으면 잠시라도 머물고지나칠 곳이면 미련없이 지난다미련을 두는 것은 어쩌면 내겐의미 없는 일인지 모른다그저 휭- 하고 불다가이름 모를 골짜기에 묻히기도 하지만나는 오늘도흔적없이 그대를 향해 불고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한다내가 왜 바람으로 태어났는지더 이상 하늘에 대고 묻지 않는다나의 운명을 알 수도 없지만바람으로 태어나바람으로 살다가흔적없이 스러져도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삶을 골고루 어루만질 나는죽을 수도 없다